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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물 아파트 장인…이번엔 빗물을 모으다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2-07-03 14:02
조회
1,774
People/ 노영일 예건 대표


근래에 인상적인 아파트 단지 몇 곳이 있다. 어린이 놀이터를 우주왕복선 형태로 꾸민 부천 중동푸르지오가 먼저 떠오른다. 배우 김태희가 셀프 카메라로 찍어 화제가 된 이곳은 신개념 놀이터 사이언스파크를 부각시켜 아파트 명물이 됐다.

또 다른 단지는 반포자이다. 반포자이의 명물은 미니 카약장이다. 여름이면 거의 어린이용 워터파크 수준으로 이용자가 많다. 카약장을 이용하려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거주자 외 출입통제가 이뤄질 정도다.

그런데 실제 이 시설물을 설계하고 지은 곳은 대형건설사가 아니다. 직접 설계하고 시공한 곳은 조경시설물 전문기업인 예건이다. 오산고현아이파크의 파브르 곤충기 놀이터나 월드컵공원의 태양광발전시설, 인천국제공항의 실내 조경, 선유도공원 벤치 등도 모두 예건의 손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다.

최근 예건은 조경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전속모델(탤런트 공현주)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가드닝 브랜드 푸르너스(PRUNUS)를 론칭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거듭하고 있다. 넘치는 아이디어와 품격 있는 조경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예건의 노영일 대표를 만나봤다.
 

◆디자인연구소는 아이디어 창고

본사는 경기도 파주에 있지만 마포구 서교동에도 예건 사옥이 있다. 소규모 형태로 운영되는 조경업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디자인연구소다. 예건의 디자인 아이디어는 이곳에서 숙성된다.

"아마 이정도 규모의 디자인연구소를 둔 조경업체는 거의 없을 겁니다. 이곳에서 탄생한 디자인, 실용신안, 특허, 상표 등 특허재산권이 400여건이나 되니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는 셈이죠."

그간 제작된 디자인을 보여 달라고 하자 200페이지 가량의 책자 몇 권을 내미는데 디자인이 특이하다. 책의 윗편에 성경책처럼 특정 부분을 찾기 쉽도록 오목하게 파여 있는 부분이 있다.

"책장에서 좀 더 쉽게 책을 꺼낼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직원들의 아이디어죠."

그러고 보니 책의 높이가 낮은데다 오목한 홈이 있어 검지 손가락으로 쉽게 꺼낼 수 있어보였다. 작지만 세심한 아이디어다.

내용을 보니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많다. 자전거 이용자들의 전망대 및 휴식공간인 '폴리'라는 이름의 조형전망대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네덜란드 풍차를 연상케 하는 풍력발전기와 태양광 전지판을 통해 LED 조명의 전력을 수급하고 1층에는 자전거 보관대를 설치하도록 한 시설물이다. TV를 연상케 하는 마마벤치는 서로 마주보고 기댄 채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사진 찍기를 좋아하잖아요. 공원에서 사진을 찍고 싶게끔 디자인했습니다." 

70명의 전체 직원 중 14명이 이곳에서 일한다. 생산·관리 업무가 많은 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많은 인력이 디자인에 할애된다. 그렇다고 자체 개발만 고집하지 않는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가 있다면 손잡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35개국 3000개의 제품을 디자인하고 300회 이상의 수상경력을 지닌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손을 잡았다. 그와 함께 출시한 제품은 결합과 분리가 가능한 단색 구조의 독특한 디자인을 가미한 아웃도어 벤치다.

화제가 됐던 아파트 조경 디자인에 대해 물었다. 우주왕복선 놀이터의 가격은 8000만원, 주변 시설물까지 포함해도 1억원 정도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의외로 가격이 낮다고 하자 '그게 업계의 평가'라는 서운한 듯한 말투가 돌아온다.

"많은 투자비가 들어갔음에도 전문분야에 대한 가치평가가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조경의 대중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홍보와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빗물 재활용 아이디어 제품에 '기대'

여수엑스포를 통해 우리나라의 물 부족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는 요즘, 예건은 최근 의미 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빗물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도록 고안한 빗물저장활용시스템이다. 30%의 유럽시장 점유율을 가진 독일의 그라프사와 기술제휴를 맺었다. 탱크 제조는 그라프사의 정교한 기술력을 빌렸지만 집수시설과 수압조절장치, 펌프와 필터는 예건이 맡았다.

실제로 디자인연구소 사옥 옥상에는 이를 활용한 정원이 있다. 빗물을 집수해 옹기 모양의 탱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만든 정원이다. 더불어 태양광 집열판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도 갖췄다.

국내의 경우 수도요금이 턱없이 낮은 이유로 설치에 따른 경제적 이득이 크지 않다는 점은 커다란 약점이다. 1년여의 준비기간 동안 민간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다. 그러나 자원의 재활용 측면에서 가치 있는 사업이라는 것이 노대표의 생각이다. 때문에 그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공공기관이나 공공발주사업이다.

"유럽에서는 주택시설에 빗물저장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춰야 합니다.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도 도입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어요. 게다가 자연재해 예방효과도 있습니다. 장마철이면 서울 도심 곳곳에서 벌어지는 물난리 역시 빗물저장시설로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5시 정원에 올라 저장된 빗물을 나무에 주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는 노 대표. 인터뷰를 끝내고 건넨 악수에서 농부의 손처럼 거칠지만 숭고한 촉감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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